정말 화가 많이 났다
터키는 전례없는 국가 안보 위기를 맞고 있다. 에르도안에 대한 금요일의 쿠데타 시도는 기나긴 정치적, 사회적 불안의 최근 사례에 불과하다.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에 대한 터키의 전쟁은 남동쪽에서 진행 중이며, IS는 터키 전역에서 폭탄 테러를 벌이고 있다. 에르도안은 이제까지는 전략적 동맹을 임시로 맺어가며 권력을 유지해 왔지만, 그런 식으로 이 정도 규모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헌법을 바꾸고 대통령 책임제를 확립해서 권력을 더 끌어 모으려는 에르도안의 계획 역시 성공할 수 없다.
일부 방송국을 점거하는 등 정보 통제가 시도되기는 했으나 이미 21세기에는 방송국이나 신문사 몇을 점거하는 정도로 정보가 통제되지 않는다. 사실상 이번 쿠데타는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감시되고 외부에 방송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시대에 쿠데타 상황은 사실상 실시간으로 전 터키 국민과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반면 쿠데타군은 국영 방송을 초반에 장악했을 뿐이고, SNS에 대한 차단도 이미 쿠데타 사실이 명명백백 드러난 뒤에야 이뤄진데다 그나마도 효과적이지 못했다. 결국 정보 통제의 실패는 에르도안 정권이 무시 못할 지지기반을 지닌,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권이라는 점과 맞물리면서 쿠데타의 실패로 이어졌다.